겸양지덕, 謙讓之德..난 내가 다 잘 나서 무엇인가를 이루어냈다고 믿었다.
또 그 성과에 대해 나의 역할이 컸으나, 그 공이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때 실망감이 컸다. 내가 다 아이디어를 낸 건데 말이다. 그러면 성취감보다 공허함이 커지고, 재도전보다는 삐뚤어진다.
봉준호감독이 아카데미상을 탔다. 감독상을 받을 때 봉준호감독은 마틴스콜세지 감독을 언급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이것을 학교다닐때 책에서 배웠는 데,
그 말은 '마틴 스콜세지'를 인용한 것이다."(봉준호감독)
봉준호 말이 끝나자 마자 아카데미 참가자들 모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보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틴스콜세지는 뉴욕을 대표하는 감독이기도 하지만, 뉴아메리카 시네마를 대표하는 감독이기도 했다. 예술적 유럽에서도 사실은 뉴아메리카 시네마 운동에 대해 경의를 표할 정도이다.
그래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뉴욕이 아닌 세계적인 감독이기도 하다.(최근에는 "마블은 시네마가 아니다"라는 언급으로 화제가 된 바있다.)
그렇게 봉준호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의 공을 마틴 스콜세지에게 넘겼다.
그리고 미국영화계로 공을 자연스럽게 돌렸다. 아카데미 상을 4개나 받았는 데 뭔들 못하겠냐고 하지만 이것은 쉽지 않은 표현이었다. 특히, 보수적으로도 유명하고, 인종과 젠더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미국 아카데미협회를 우회적으로 달래는 말이기도 한 것 같았다. 시기와 질투는 또 늘 따르니까.
어쨌든 봉감독처럼 표현 하나로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면 된다.
말 몇마디면 되지 않는 가. 어차피 설국열차와 기생충은 미국에서 드라마로 재제작되기로 했다. 기생충 흥행은 이어지니까. 속된 말로 미국에서도 앉아서 돈을 버는 데, 그 정도 겸양지덕을 갖추는 게 어렵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게 쉽지 않다. 살다보면
사람이 그렇게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쉽지 않다.
높게 올라갈 수록 적을 만들지 말고, 공을 외부로 돌리고, 아랫사람을 섭섭치 않게 논공행상을 잘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왜 논어에 그게 그냥 나온말이 아니다. 그렇게 덕을 베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중의 난으로, 외세의 침입으로, 배신자의 칼날로 사라진 군주들이 많으니까.
봉준호의 말은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사람에게, 랩을 하는 아티스트에게, 그리고 나의 인생에 아주 필요한 말이었다.
왜 나는 바보처럼 그걸 몰랐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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