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1 내 몸이 앙금처럼 가라 앉을 때 내가 가라 앉을 때, 혹시 가라앉아 주저하는 친구에게 들려주고픈 시. 친한 언니가 보내준 시. 방금. 혼자만의 아침 / 이문재 오늘 아침에 알았다 가장 높은 곳에 빛이 있고 가장 낮은 곳에 소금이 있었다 사랑을 놓치고 혼자 눈 뜬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 빛의 반대말은 그늘이 아니고 어둠이 아니고 소금이었다 언제나 소금이었다 정오가 오기 전에 알았다 소금은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 소금은 빛으로부터 가장 먼 곳에서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가라앉는 가장 무거운 앙금이다 소금은 오직 해를 바라보면서 소금기 다 뺀 물의 잔등을 떠미는 것이다 가장 높은 곳을 올려다보며 가장 높은 곳으로 올려 보내는 것이다 소금은 있는 힘을 다해 빛을 끌어안았다가 있는 힘을 다해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단 하나의 마음으로 남.. 2019. 12.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