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호는 양배추란 캐릭터로 10년 넘게 활동했다. 브로콜리같은 머리에 배나온 몸매를 그대로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지상렬과 염경환의 "클놈"처럼, 아무것도 안하고(실은 못하고) 예능쇼의 뒷자석에 앉아 웃기만 했던 무명시절처럼, 조세호는 남창희랑 잊을 만하면 그저 가끔 출연하는 코미디언이었다.
코미디언은 존중되어져야 하는 이유는, 쓴 알약을 위해 겉껍질을 달짝지근한 당의정으로 감싸듯, 고단한 인생에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유머와 코미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부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조세호는 해피투게더와 유퀴즈온더블록, 놀면뭐하니(가끔 출연) 등에 출연하면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나갔다.
나름 어설프지만 귀여운 이 친구가 이렇게라도 궤도에 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세호의 변화만 봐도 쉽게 개운법을 알 수 있다.
1. 내 이름을 찾는 것, 그건 쉽지 않는 탐험
양배추라는 이름은 조금 올드한 이름이었다. 예전에는 "정부미"라는 코미디언도 있었고 (최근엔 "김구라"라는 이름도 있지만) 오서방의 "오재미"(지금 이름만 떠올려도 웃기다) 등이 있었다.
이러한 전통속에서 양배추는 괜찮지만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약간 진부하다. 신의 한수는 다른 캐릭터나 다른 별명을 붙이는 것보다 자기 이름을 찾아낸 것이다.
쉽지 않았을 것 같은 데, 아닌 가 그정도로 캐릭터 인기가 없으니 버릴 수 도 있었을 테고. 하지만 자기를 찾아낸 것 만큼은 박수를 보낸다.
2.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면서 이미지를 쇄신하다.
브로콜리가 더 맞겠다 싶지만 20년전에는 그 보다 양배추가 시청자에게 각인되기 쉽다.
조세호의 머리는 양배추같이, 브로콜리같이 머리를 파마했었다. 자기 이름을 찾을 때는 단정하게 머리를 짧게 깍았다. 단정한 머리를 하니까 그의 귀엽고 재기넘치는 인상과 입담이 더욱 돋보이기 시작했다.
3. 용모단정, 슈트를 입다.
그전에 조세호는 어떤 쇼에서던지 과일"배"를 보여준다며 자신의 배꼽을 드러냈다. 그러나 양배추의 이름을 버리고, 머리를 깎으면서 양복을 입기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태리식(그게 키작은 나폴리인에게 어울린다며) 슈튜는 그에게 너무나 어울렸다. 용모가 단정해지고, 슈트를 입으니까 오히려 보기 좋았다. 그러면서 tvN의 코미디 빅리그에서도 돋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용모와 의상만 단정해져도 운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물론 조세호의 단독 캐릭터를 세우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 이제 조세호도 메인 캐릭터와 진행의 길을 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급할 것 없다. 우리는 짜사이의 조세호만으로 충분히 즐겁다.
아직 짜사이를 보낼 수 없다. 우리에게 충분히 짜사이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를 오히려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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