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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story-경영과 리더십/기획의 정석

[기획의정석] KBS 씨름의 희열 - 비인기 스포츠, 아이돌 없는 예능의 우직한 성공기

by 덴부와 셜리 2021.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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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씨름의 희열은 사실 예능입니다. 장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력 분석을 아래에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래글의 일부를 다시 수정해서 대구지역 어느 기관 칼럼으로 기고한 바 있습니다. 

 

kbs 씨름의 희열 홈페이지

 

씨름의 희열

- 비인기 스포츠, 아이돌 없는 예능의 우직한 성공기

 

1. 서론

 

씨름하면 이만기와 강호동이다. 그것도 1989년 이야기이다. 그들을 제외하고 지금 셀럽으로 활동하는 씨름선수가 있을 까? 그런 상황에서 씨름 예능이 나왔다. 게다가 유명한 선수나 아이돌도 없는 출연진의 한계를 가지고 출발했다. 바로 씨름의 희열이다.

 

씨름의 희열은 1억 원 상금을 위한 16명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이다. 제목 그대로 씨름에 대한 스토리이다. 2019 1130부터 2020 222까지 KBS2에서 방영되었다. 구성은 단순하고 형식은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그러나 고품격 교양다큐멘터리나 화제성 드라마를 두고 이 프로그램을 비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씨름의 희열은 종영됐고 시즌2의 계획도 없다. 그럼에도 왜 주목해야 할까?

 

2. 씨름의 희열을 주목하는 세가지 이유

 

첫 번째로 메시지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메시지는 콘텐츠의 존재 이유이자, 중요 요소이다. 씨름의 희열의 메시지는 씨름은 재유행이다. 어쩌면 재유행보다는 전통 스포츠를 살려야 한다는 긴박한 메시지였다. 게다가 모든 구성요소와 세계관은 이 메시지에 철저히 복무한다. 알고 보면 전통씨름도 재밌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공영방송 KBS가 잘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씨름의 희열은 채널은 7KBS 2TV에서 방영되었다. KBS는 공영방송으로써 전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 편성전략일 것이다. 대표적인 전략으로는 추석특집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였다. 시청률이 29%(닐슨코리아 집계)로 중장년층부터 10대까지 화제가 됐었다.이렇게 세대를 아우르는 기획은 시청자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그런 전략은 공영방송의 의무이자 KBS의 장점이다.

 

세 번째로 최근 모바일상의 이슈와 젊은 세대의 흐름을 파악한 기획이다. 씨름 중계는 시청률이 낮지만 온라인에서는 황찬섭과 손희찬 선수는 씨름판의 아이돌로 이슈가 됐다. 그들의 씨름 경기는 유튜브 조회수 200만 건이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씨름의 희열은 사실 전통스포츠라는 명제보다는 씨름의 아이돌에 포커스를 맞춘다. 이런 흐름을 몰랐다면 주말 예능으로 씨름을 소재로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3. 씨름의 희열, 한계를 안고 시작한 시청률 경쟁

 

그럼에도 씨름의 희열은 지상파방송 예능으로써 경쟁이 만만치 않았다. 유사한 스포츠 리얼리티 쇼는 축구를 소재로 한 [뭉쳐야 찬다](JTBC, 이하 뭉찬)[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SBS,이하 핸섬타이거즈)가 있다. 주말예능으로 스포츠 레전드 다수가 출연하는 뭉찬과 아이돌, 모델, 배우가 등장하는 핸섬타이거즈와 비교할 때, 씨름 선수들은 역부족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뭉찬은 월드컵4강의 주역 안정환과 핸섬타이거즈는 최고의 샐럽 서장훈이 중심에 있다. 물론 씨름의 희열 진행자는 영원한 천하장사 이만기를 비롯하여, 김성주와 붐이 경기의 해설과 리액션을 곁들였다. 하지만 뭉찬과 핸섬타이거즈처럼 특별한 샐럽이나 아이돌이 게스트로도 출연하지 않았다.

 

왜냐면 씨름의 희열은 씨름 자체가 주인공이다. 우직하다. 물론 앞서 말한대로 기획단계 때 씨름의 아이돌 등 유튜브에서 씨름에 대한 호기심이 확장되는 시기였다.

 

그러나 네이버 TV의 구독자 수(2010. 10.3.기준)를 보면 뭉찬은 35,663, 핸섬타이거즈 10,686명에 비해 씨름의 희열은 3,156명이다. 구독자 수가 3천명대인 씨름의 희열은 1만 명 대 구독자인 핸섬타이거즈와도 큰 차이가 난다. 유튜브 조회 수도 박정우와 임태혁 경기가 8.5만회로 인기가 있었지만, 핸섬타이거즈는 80만회, 뭉찬은 3백만 이상 조회 수를 훨씬 넘긴 클립들도 있다. 특히 뭉찬은 힙합 레이블 AOMG 멤버나 미스터트롯 멤버들이 출연한 경우는 시청률도 10%이상 상회한다.

 

하지만 씨름의 희열은 초반 2%대로 출발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배가 되어 4%대를 유지하였다. 최고 시청률은 4.2%로 핸섬타이거즈의 최고 시청률 3.6%보다 높다는 데 의의가 있다. 씨름의 희열이 메시지에 집중하고 긴박함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 아니 예능을 보인 결과이기도 하다. 모든 씨름의 희열을 구성하는 모든 구성요소가 메시지에 철저히 복무한 결과이다.

 

 

3. 방송의 구성요소가 어떻게 메시지에 집중하는 가

 

. 퍼포먼스

 

16명의 씨름 선수들이 상체를 벗고 근육을 움직이며 힘과 힘이 부딪히는 것이 하나의 경기를 넘어서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일본의 스모와는 다른 매력이다. 그것은 근육질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대에 앞서 방송한 대화의 희열과 대척점에 있는 매력을 갖고 있다. 지식의 희열을 보여준 토크쇼와 달리, 씨름을 통한 근육의 희열을 보여준다.

 

특히, 시청자가 감탄하는 것은 1분 안에 치열한 두뇌싸움과 다양한 기술공격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 다양한 앵글과 슬로우 모션은 씨름이 이렇게 많은 기술이 있고, 박진감이 넘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씨름은 힘만으로 하는 스포츠가 아닌 재미있는 거구나 하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 세계관

 

콘텐츠에서 세계관은 메시지를 명확함을 위해 필요하다. 세계관은 최근 아이돌의 앨범 콘셉트, 게임 배경을 위한 설명으로도 많이 인용된다. 예를 들면 슈퍼맨이 하늘을 나는 것은 그가 외계에서 왔기 때문이다. 시청자에게 하늘을 나는 방법과 원리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규칙이고 세계관이다. 매트릭스의 네오나 루니툰의 벅스버니가 사냥꾼의 총알을 피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사이버세계이고 만화영화이기 때문이다. 그 세계관을 받아들이는 순간 시청자는 그 콘텐츠를 공감하기 시작한다.

 

씨름의 희열은 새로운 규칙 세계관을 설정했다. 설정 이유는 간단한다. 메시지에 충실하는 것, 바로 시청자들에게 씨름을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참가기준과 인원 선발은 기술 위주의 씨름이 가능한 체급인 태백급(80kg 이하)과 금강급(90kg 이하)으로 부분별 장사급 16명으로 정했다. 체구가 큰 중량급의 한라급(105kg 이하)과 백두급(140kg 이하)은 제외했다. 참고로 백두급의 대표적인 인물은 강호동이었고, 한라급의 대표는 이만기가 있다.

 

세계관이 확고하면 16명 선발기준, 중량급 배제이유에 대한 공정성 등 질문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다. 왜냐면 세계관은 오직 전통씨름도 재밌다라는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 캐릭터

 

또한 출연진 16명의 선수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해줌으로써 재미를 더했다. 샅찢남(샅바를 찢는 남자) 황찬섭, 터미네이터 황재원, 모래판 다비드 박정우, 황제 임태혁, 3초 승부사 이승호, 헐크 김태하, 괴물 김기수 등 선수들의 특징들을 이미지화하고, 개개인의 캐릭터를 부여했다.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가 확장되고 이미지가 오래가는 효과를 볼 수있기 때문이다.

 

 

4. 향후 채널 브랜드와 OTT 대응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 출연진의 활용

 

씨름의 희열에 출연한 16명은 팬 층이 생겨났다. 그들을 활용할 프랜차이즈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김병만은 개그콘서트에서 생활의 달인이라는 코너로 그의 무술실력과 생존기술을 보여주었다. 그의 캐릭터를 살려서 하나의 코너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메인 캐릭터로 [김병만, 정글의 법칙]을 기획하는 예가 있다. 물론 채널은 서울방송이었다. 이번에도 씨름의 희열에 출연했던 손희찬, 박정우, 허선행 선수가 tvN의 스포츠예능 캐시백에 출연했다. 이렇게 KBS에서 발굴한 신흥 스타들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

 

. 희열의 프랜차이즈

 

씨름의 희열이 대화의 희열을 알아채는 히든 트랙이라면, 차라리 희열이라는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기획도 좋을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유튜브와 OTT만 본다고, 지상파에서 중장년 층 대상으로만 제작할 수 없다. 씨름처럼 또 새로운 소재와 주제를 발굴해서 온 세대를 아우르는 ‘~의 희열시리즈로 주말밤 예능 편성기획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트로트의 희열은 아니었으면 한다.

 

. 공영방송이 OTT시대 영상클립을 활용하는 방법

 

최근 방송프로그램의 유튜브용 클립의 조회 수는 시청률 지표와 버금가는 지표이다. 클립은 홍보와 더불어 본방송의 시청자유입, 화제성 등을 나타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립은 단순히 짧은 홍보 영상이 아니라, 아카이브 또는 지식 제공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영상클립은 홍보성 또는 유튜브 수익성만을 보는 게 아니라 씨름의 기술과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도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 썸네일을 통한 출연진의 화제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밭다리와 배지기 등 씨름 기술의 교재로 활용할 수 있게끔 클립을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된다면 이 클립은 프로그램의 유행이 지나가도 교재로써 활용되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영방송의 유튜브 활용 이유이기도 하다.

 

 

5. 전통 씨름 예능, 새로운 방송환경에서 확장될 수 있는 가

 

아이돌이 출연하지 않는 예능, 낮은 시청률의 씨름 중계 등 불리한 상황에서 서바이벌 리얼리티 쇼라는 전략적으로 채택한 것은 공영방송의 역할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방송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시청자는 채널7, 또는 공영방송 인식보다는 모바일을 통해 개별 콘텐츠를 OTT플랫폼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다. 오프콤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시청자 층은 공영방송 콘텐츠를 시청하면서도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며, 다른 세대와 비교해 공영방송의 채널별 정체성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한다.

 

씨름의 희열은 지상파라는 플랫폼으로, KBS 7번이라는 채널로, 예능 쇼라는 콘텐츠로 전방위적으로 싸워야 하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태어났다. 대화의 희열에 이은 지상파 띠편성, 온라인방송을 위한 숏폼(short form)과 클립 제작 등 여타 플랫폼을 활용한 유통 전략 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씨름의 희열이 갖는 과제가 아니라 최근 모든 콘텐츠에 적용되는 과제일 것이다.

 

 

6. 맺으며

 

코로나 팬데믹이 있기 전에 제작한 씨름의 희열은 2%로 시작해서 3%로 가는 길은 관객의 함성과 박수소리, 환호성의 힘이 컸다. 시청자 스스로 만든 방송제작 요소이다. 해외에서부터 먼 지방까지 줄을 서서 제작 녹화현장을 찾아온 방청객들이 만든 힘이다. 그것은 댓글과 좋아요, 하트의 힘보다 강하다. 그리고 씨름이라는 전통적인 소재와 아이돌 없는 무명의 씨름선수만으로도 이루어진 우직한 기획력이기에 더욱 값지다.

 

이렇게 원래 KBS는 전통적으로 예능과 드라마 콘텐츠 강자였다. 이순신 그리고 용의 눈물 등 대하 역사드라마부터 유머1번지를 계승한 개그콘서트까지 많은 인기작품이 공영방송의 작품이었다. 지금은 사라졌다. 물론, 예산과 시청률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콘텐츠, 의미 있는 방송과 즐거운 재미를 기대해본다. 그런 시청자의 기대감을 받아줄 곳이 공영방송 말고 어디 있겠는 가.

 

 

2020/02/02 - [Media] - KBS 씨름의 희열, 씨름선수 출연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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